은퇴후 적정 노후생활비

은퇴후 적정 노후생활비

“옆집 김선생은 벌써 준비 다 했다던데…”, “내가 모은 돈으로 과연 남은 인생을 괜찮게 살 수 있을까?”

은퇴라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하셨거나 바로 눈앞에 둔 선배님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에 밤잠을 설쳐보셨을 겁니다. 막연한 불안감과 남들과의 비교는 마음만 어지럽힐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그만두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발표한 최신 데이터를 통해 60대 부부와 개인이 현실적인 노후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정확히’ 얼마인지 꼼꼼하게 따져보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막연했던 불안감이 ‘손에 잡히는 현실적인 계획’으로 바뀔 것입니다. 당신의 든든한 노후 설계를 위한 구체적인 이정표를 지금부터 제시해 드립니다.


나의 노후는 어떤 모습일까? : 최소생활비 vs 적정생활비

본격적인 금액을 알아보기 전에, 우리가 먼저 정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수준의 노후를 보내고 싶은가?’입니다. 전문가들은 노후생활비를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눕니다.

  • 최소 노후생활비: 말 그대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비용입니다. 특별한 취미나 여가 활동 없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고, 아플 때 병원 진료를 받는 등 생존을 위한 필수 자금을 의미합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딱 기본적인 생활 수준입니다.
  • 적정 노후생활비: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는 평범하고 품위 있는 노후 생활 수준입니다. 기본적인 생활은 물론, 가끔 외식도 하고 지인들 경조사도 챙기고, 1년에 한두 번은 국내 여행을 다니며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수준의 비용입니다.

어느 한쪽이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소한 ‘적정 노후생활비’ 수준의 삶을 유지하며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 두 가지 기준을 마음에 두고 아래의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시면 훨씬 더 현실적으로 와닿으실 겁니다.


팩트체크: 그래서 한 달에 정확히 얼마가 필요할까?

뜬소문이 아닌, 가장 신뢰도 높은 두 기관인 국민연금연구원(공공)과 KB금융경영연구소(민간)의 2023년 최신 발표 자료를 통해 실제 필요 금액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두 기관의 조사 대상과 방식이 조금 달라 금액에 차이가 있지만, 함께 보면 더 입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구분 국민연금연구원 (전국 중고령층 대상) KB금융경영연구소 (은퇴 전 가구 대상)
최소생활비 (부부) 월 199만원 월 251만원
적정생활비 (부부) 월 277만원 월 369만원
최소생활비 (개인) 월 124만원 (해당 없음)
적정생활비 (개인) 월 177만원 (해당 없음)

(출처: 국민연금연구원 ‘제9차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2023)’, KB금융경영연구소 ‘2023 KB골든라이프 보고서’)

이 데이터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현실

  • 부부 기준, 최소 월 200만원은 넘어야 합니다.
    두 기관의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부부가 정말 기본적인 생존 수준의 삶을 영위하는 데에도 최소 월 199만원에서 251만원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 평범한 노후를 원한다면 월 300만원 중반은 필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남들처럼 평범하고 괜찮은 노후’를 위해서는 부부 기준 매달 277만원에서 369만원의 현금 흐름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KB금융의 조사 결과가 더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아직 은퇴하지 않은 세대의 높아진 물가와 더 나은 삶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 60대 초반이시라면 월 369만원을 현실적인 목표치로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 ‘나 홀로 노후’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민연금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경우,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서도 최소 월 124만원, 적정 수준의 생활을 위해서는 월 177만원이 필요합니다. 배우자 유무에 따라 필요한 자금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총 필요 노후자금, 직접 계산해보니 ‘억’ 소리 나네?

매달 필요한 생활비를 확인했으니, 이를 바탕으로 은퇴 후부터 남은 생애 동안 필요한 총자금 규모를 대략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계산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략적인 규모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 계산 가정
    • 기준: 65세에 은퇴하는 부부
    • 기대수명: 통계청 발표에 근거해 90세까지 산다고 가정 (은퇴 후 25년간 생활)
    • 월 필요 생활비: 369만원 (KB금융이 제시한 현실적인 적정생활비 기준)
    • ※ 중요: 일단 국민연금, 주택연금 등 매달 들어오는 고정 수입은 없다고 가정하고 필요한 총금액만 계산
  • 총 필요 자금 계산
    • 1년간 필요한 자금: 월 369만원 X 12개월 = 4,428만원
    • 은퇴 후 25년간 필요한 총자금: 연 4,428만원 X 25년 = 약 11억 700만원

’11억’이라는 숫자를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레 겁먹고 포기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이 금액은 아무런 소득 없이 오직 모아둔 돈만으로 생활할 경우를 가정한 최대치이며, 우리에게는 이 부담을 덜어줄 든든한 지원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가장 큰 복병: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의료비’와 ‘간병비’

앞서 살펴본 생활비 통계에는 한 가지 중요한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건강한 노년’을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지출 비중이 가장 급격하게 늘어나는 항목은 바로 의료비간병비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543만원에 달합니다. 부부라면 특별한 중병이 없더라도 평균적으로 연간 1,000만원 이상이 병원비로 나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암, 뇌혈관질환 같은 중대 질병이라도 진단받거나, 치매 등으로 인해 장기 간병이 필요한 상황이 닥치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서 계산한 생활비와는 별도로, 예상치 못한 질병과 간병에 대비한 비상 자금을 반드시 마련해 두거나, 부담을 덜어줄 실손의료보험과 간병보험 등으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춰두는 지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론: 막막함을 현실적인 계획으로 바꾸는 ‘3층 연금’ 활용법

11억이라는 거대한 숫자와 예측 불가능한 의료비 부담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셨나요? 괜찮습니다. 우리에게는 튼튼한 집처럼 노후를 든든하게 지탱해 줄 ‘3층 연금 시스템’이 있기 때문입니다. 11억이라는 목돈을 한 번에 모으는 것이 아니라, 매달 꾸준히 들어오는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1층 (튼튼한 기초공사): 국민연금

국가에서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노후 소득원입니다. 최소 생활비를 책임지는 사회의 안전망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 역할: 최소 노후생활비(월 199만원~251만원)의 상당 부분을 해결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 체크 포인트: 지금 바로 ‘내 곁에 국민연금’ 모바일 앱이나 ‘내 연금’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서 예상 수령액을 확인해보세요. 생각보다 적다면 임의계속가입이나 추납 제도 등을 활용해 수령액을 늘리는 방법을 상담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2층 (안전한 기둥): 퇴직연금 (DB, DC, IRP)

평생 일한 대가로 회사에서 마련해 준 소중한 자산입니다. 중간에 정산해서 노후생활비로 쓰지 않고,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인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로 옮겨 은퇴 시점까지 꾸준히 굴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 역할: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 ‘적정생활비’에 가깝게 만들어주는 핵심 기둥입니다.
* 체크 포인트: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아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써버리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할 선택입니다. 반드시 IRP 계좌로 이전하여 세금 혜택을 받으며 연금으로 수령할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 방문하여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3층 (아늑한 지붕): 개인연금 (연금저축, 연금보험)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여유롭고 풍요로운 노후 생활을 위해 스스로 준비하는 마지막 보루입니다.
* 역할: 여행, 취미, 손주 용돈 등 삶의 질을 높이는 ‘플러스알파’ 자금을 마련해 줍니다.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 직장 생활 막바지에 활용하기에도 매우 좋습니다.
* 체크 포인트: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소액이라도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가입했다면 수익률을 점검하고, 더 나은 상품으로 이전하는 ‘연금 이전 제도’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11억’이라는 부담을 함께 이겨내는 방법

자, 다시 월 369만원이라는 목표로 돌아가 봅시다. 이 돈을 3층 연금으로 채워보면 어떨까요?

  • (예시) 부부가 국민연금으로 월 150만원을 확보하고,
  • 퇴직연금(IRP)을 연금으로 전환해 월 100만원을 만들고,
  • 개인연금으로 월 50만원을 추가하면,
  • 벌써 월 300만원의 고정 현금 흐름이 생깁니다.

부족한 월 69만원은 주택연금(소유 주택을 담보로 평생 연금을 받는 제도)이나 보유한 금융 자산의 이자 및 배당 소득, 혹은 건강이 허락한다면 소일거리 등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누어서 생각하면 ’11억’이라는 막연한 공포가 ‘월 369만원 만들기’라는 구체적인 목표로 바뀌게 됩니다.

노후 준비에 완벽한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오늘 나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작은 계획이라도 세워 실천하는 것입니다. 지금 바로 나의 1, 2, 3층 연금 현황을 점검해 보시고,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의 빛나는 두 번째 인생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글

노후자금, 물가상승까지 반영하면 한달 생활비 얼마가 필요할까?

노후자금 준비하는 방법 5가지 팁

은퇴후 노후자금 얼마나 필요할까?

댓글 남기기

광고 차단 알림

광고 클릭 제한을 초과하여 광고가 차단되었습니다.

단시간에 반복적인 광고 클릭은 시스템에 의해 감지되며, IP가 수집되어 사이트 관리자가 확인 가능합니다.